요즘 가장 핫한 포토그래퍼 중 한명인 마틴 스뜨란카의 개성 강한 사진들
1984년 체코 출생, 데뷔후 지난 3년 동안 다수의 국제사진콘테스트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았고, 2012년 International Loupe Awards Illustrative 분야에서 금상을 수상함으로써 제대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비좁은 공간, 혹은 비현실적인 3차원 공간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다수의 대중이 아닌 한사람의 인간만을 다루는 게 특징이다. 균형과 평온으로 정형화된 공간에 홀로 떨어진, 사색하는 인간의 모습은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만 동시에 매우 솔직하고 진실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특히 각각의 사진에 붙어있는 이름이야말로 스뜨란카의 사진 철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I Was Broken, Listen, Into You, I Was Falling High 등 음반 자켓과 책표지 등을 통해 여러 문화 매체와 공동작업하길 즐긴다는 작가답게 사진마다 스토리가 느껴지는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초등학교 땐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다보면 아는 애나 같은 반 친구를 만나 같이 가게 되는데 어느날은 신기하게 친구를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혼자서 학교까지 가는 날도 있었다. 비가 오던 어느날이었는데 찰박찰박 물방울 튕기는게 좋아 땅바닥만 쳐다보고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앞에 전교에서 가장 험악하기로 소문난, 아이들과 몰려다니며 주먹을 쓰던 남자애가 가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그날은 그애도 혼자였는데 왠지 평소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시끌벅적하게 등교길을 뛰어가던 모습과 사뭇 다른 조용한 그애의 뒷모습을 보면서 왠지 그애의 속마음을 봐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던게 기억난다. 평소와 달리 걸음걸이도 조심스럽고 얌전해 보이는데다 가끔 시선을 돌려 옆을 둘러보는 그애의 눈빛이 무척 맘에 들어서 발소리까지 죽여가며 그애를 계속 훔쳐보면서 학교까지 갔었다. 물론 교문이 보이기 시작하고 친구들에 둘러싸이자 그애의 평소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이후로 난 종종 그애를 보며 조금 설렜다. 그리고 어느날 내 뒤에서 내가 혼자 걷고 있는 걸 볼 누군가에게 나는 또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다. 사람은 혼자 있을때 종종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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