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이 영화는 내게 이별을 선언하는것 같아서. 아주 오랜 사랑을 어쩌다 문득 알게 되는 것처럼 이미 끝난 사랑을 이제야 깨닫는 슬픔이랄까. 몸서리치게 고달펐던 지난 시간이 겨우 알려준 건 내자신 지금껏 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자각이었음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야 했던건 내가 그 사랑을 배신했고 그는 이미 떠났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거다. 이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린 사랑이라니. 사는건 참 슬프구나. 소통하지 못해 흩어지는 감정은 애잔하다. 진심은 늘 닿기를 원하지만 비껴가는 순간은 언제나 있다. 옆에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채 보내버린 그 사람을 다짐하듯 보내고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무딘 내가 모르고 있을뿐인 그 사람을 위해 일어나야겠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이제 나는 문을 열어야겠다.
은교(2012년) ; 정지우 감독, 박해일, 김고은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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