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고

얼라인 스미슨, 엄마의 초상

guno 2015. 1. 9. 14:01

 

 

아버지와 삼촌이 사진작가였다고 한다. 집안에는 다양한 카메라가 진열되어 있었고, 지하실은 암실이었다고. 다양한 인종과 개성이 공존하는 예술가들의 사회에서 자라난 얼라인 스미슨(Aline Smithson)은 커서 뉴욕의 패션에디터가 되었다. 스타일과 포토그래피에 대한 열정으로 10년간 일한 뒤 결혼해서 두 아이를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녀는 아이들이 자라고 생활이 안정되자 학교로 돌아가 패션 디자인 학위를 얻기로 결심한다. 패션 실습을 위한 사진 강의에서 자신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새롭게 확인하고, 부모님의 차고에서 삼촌이 예전에 사용하던 롤라이플렉스(Rolleiflex)를 발견한 그녀는 패션을 위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한 패션에 몰두한다.

이웃집 창고세일에서 오래된 나무의자와 고양이그림, 앤티크한 모자와 가죽코트 등을 발견한 그녀는 그속에서 휘슬러의 그림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결심한다. 고령의 어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딸의 작업을 함께 했다. 창고를 개조해서 세트를 만들고 벼룩시장과 이베이를 돌며 의상과 소품을 장만했다. 패션에디터로서의 경력이 도움이 됐다. 총 20컷 시리즈로 완성된 그녀의 사진 제목은 <Arrangement in Green and Black : Portrait of the Photographer's Mother>, 그녀의 어머니는 완성된 시리즈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모델과 사진가로서 모녀가 함께 보낸 2년의 시간은 보는 사람을 즐겁고 또 부럽게 만드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남았다.  alinesmithson.com

 

 

 

 

 

 

 

 

 

 

 

 

 

 

 

 

 

 

제임스 맥닐 휘슬러(James McNeill Whistler,1834-1903, 미국)의 1871년작 <Arrangement in Grey and Black, No.1 Portrait of the Artist's Mother>은 화가의 어머니를 모델로 한 초상화로 본래의 이름보다는 "Whistler’s Mother"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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