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김선아 주연의 드라마 <시티홀>을 재밌게 보고 있을 때 차승원이 송윤아와 함께 ‘시크릿’을 찍었다는 걸 알았다. 진작 보고 싶었으나 이제야 다운로드할 수 있었는데, 영화 참 별로다. 겉멋만 들어서 내용이 부실하달까. 윤재구 감독은 퇴마록, 세븐 데이즈를 연출했던 감독인데 이번 작품은 각본에 허술했다. 연출도 치밀하지 못했다. 옷은 예쁜데 피트감이 떨어진다. 기껏 영화를 보고 기억나는 거라곤 류승룡이 극중에서 씹어대던 루악커피. 고양이가 배설한 커피라는 것만 알았는데 그가 오득오득 씹는 걸 보고 ‘무슨 맛일까’ 무척 궁금했다.
코피루악(kopi luwak)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다. 50g짜리 커피 원두가 국내에서 70만원 안팎에 거래되니 한잔으로 치면 5~7만원 정도. 돈이 많다고 무조건 맛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특정지역에서 소량만 생산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1년에 500kg 정도 생산되는데, 이중 대부분은 일본으로 들어간다.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말부터. 코피루악은 알라미드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루악은 인도네시아어이고, 알라미드는 필리핀어로 모두 사향고양이를 뜻한다. 코피루악의 제조과정은 매우 특이하다. 동남아에 주로 서식하는 야생 긴꼬리 사향고양이는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잘 익고 맛있는 팜너츠라는 커피 열매만 따먹는데, 과육부분은 소화가 되고 소화가 되지 않은 커피 열매 씨앗은 배설물로 나온다. 이때 사향고양이의 침과 위액 등이 소화과정에서 섞이며 발효돼 커피의 쓴맛을 줄이고 특유의 맛과 향을 내게 된다. 수확기가 되면 인근 주민들은 해가 뜨기 전에 고양이 배설물을 거둬들이고 여기서 커피 원두를 골라내 깨끗이 세척하고 햇빛에 잘 말린다. 말린 커피의 속껍질을 벗겨낸 후 로스팅(볶기) 과정을 거치면 커피원두 완제품이 된다. 얼마나 로스팅이 잘 됐느냐의 여부가 코피루악 원두의 질을 결정한다. 1층에서 커피를 내리면 4층에서도 향을 맡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진한 향을 자랑하는데, 쓴맛이 없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이밖에 예멘에는 원숭이똥 커피, 베트남의 고산지대에는 다람쥐똥 커피 등이 있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우, 멋진 여배우들 (0) | 2010.02.23 |
---|---|
귀여운 해프닝, 청설 (0) | 2010.02.23 |
부자들의 놀이, 인비테이션 온리 (0) | 2010.02.21 |
머리쯤이야 없어도 괜찮아, 머리 없는 남자 (0) | 2010.02.20 |
꿈꿀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벼랑위의 포뇨 (0) | 2010.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