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머리쯤이야 없어도 괜찮아, 머리 없는 남자

guno 2010. 2. 20. 01:10

 

머리없는 남자 The Man without a head (2003) ; 후앙 솔라나스 감독

 

우연히 보게 된 프랑스 단편영화인데 아이디어도 새롭고 연출이 훌륭하다. 35mm 필름으로 촬영한 18분짜리 영화라 보기도 쉽다. 내용은 누구나 돈만 있으면 원하는 머리를 살 수 있는 세상. 그런만큼 누구도 얼굴은 상관하지 않는다.

 

댄스파티 티켓을 얻게 된 남자, 아름다운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머리를 사러 나선다. 머리가게에 도착, 사이즈에 맞는 머리들을 써보는데 어색하기만 하다. 결국 하나를 골라 가게를 나오고, 길가에서 꽃도 사서 여자친구가 기다리는 카페로 들어간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 화장실에서 새 머리를 써보는 남자. 얼굴도 없는 데 손짓과 몸짓에서 소심함이 심하게 묻어나는 이 남자가 모처럼 맘에 드는 얼굴을 골라서 신나하고 있는데 피부색이 다른걸 나중에야 알고 당황하는 장면에서 웃음이 빵 터졌다. 결국 머리 없이 여자친구와 마주선 남자. 환하게 웃는 그녀의 미소에서 머리쯤이야 없는 거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된다. 두 사람이 팔짱을 끼고 카페를 나서는데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네온 불빛이 거리를 환하게 밝힌다.